몇 시간이고, 혹은 밤을 새며 계속하여 게임을 하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다.
가만 앉아 있는 것 같지만, 살아남거나 혹은 승리하기 위해서 두뇌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나는 적정 게임시간이 3~4시간 정도로 판단하고 이를 실행했다.
이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토너먼트 게임의 경우, 한 슈를 하면, 바로 쉬었다.
링게임은 1시간마다 슈를 끊었는데, 2슈나 3슈를 하고, 쉬곤했다.
맥주 한잔을 가볍게 하고, (절대로많이 마신 적은 없었다. 술이 취해서 게임을 하는 것은 음주운전과 같다.)
음악을 듣거나, 혹은 쇼파에 누워서, 아니면 바람을 쐬러 나갔다.
처음 몇 시간은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5~6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하다보면,
이것이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호하게 되며,
집중력과 긴장감이 떨어져서,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부기지수로 발생한다.
심지어 30~40시간을 연속으로 게임하는 사람들도 더러 보았다.
(그 때, 내가 딜러를 봤는데, 오후에 만나 테이블에 앉았던 사람들 어깨 뒤의 창문 너머로 해가 뜨고, 다시
그 해가 지는 우주적인 광경이란...)
게임을 오래하다보면 올바른 판단을 하며 게임을 하는 사람은 없다.
그냥 하는 것이다. 게임이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다.
대부분이 틸트(tilt 감정이 흔들림)에 빠져서 감정적으로 게임을 한다.
절대 지양해야 하는 모습들이다.
자신의 체력과 집중력을 감안하고,
자신만의 게임 시간을 정해서 냉정하게 게임을 해야한다.
그러나, 예외가 있는데 잘 되는 날과 잘 되지 않는 날은 다르게 해야한다.
잘 되는 날은 계속 해보고,
지독하게 운이 안 좋거나 틸트에 빠진 날이면 무조건 빠져라.
이것은 나중에 러시 이론에서게임시간을 정했다면, 이제 게임에 빠질 일만 남았다.
오늘이 어떤 날이 될 지 당신은 모른다.
운이 좋은 날일까. 지독하게 운이 안 좋은 날일까.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바퀴만 돌다보면 답은 나오게 되어있으니 느긋하게 게임을 하면 된다.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 위치
2. 칩스택
3. 플레이어의 이미지
물론, "내 핸드가 제일 중요한 거 아냐?"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핸드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자리가 좋지 않으면 승산이 그만큼 떨어지고, 당신의 스택이 적다면, 당신의 강력한 핸드는 초라해진다. 역으로 당신의 핸드가 2,7옵수트와 같은 쓰레기 핸드라도 위치와 칩스택이 유리한 상황에서 당신의 평소 이미지가 매우 타이트하다면 상대에게 큰 압박을 주어 폴드시킬 수도 있다.
첫째로, 위치에 대해 말해보겠다.
흔히 말하는 좋은 위치란 레이트 포지션이다. (딜러 포지션에서부터 스몰, 빅 블라인드 포지션)
특히나 스몰, 빅 블라인드는 이미 블라인드를 지불했기에 무슨 패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숨겨진 핸드이다.
왜 이것이 좋은 포지션인가.
흔히들, 포커에서 말구 배팅이 좋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것은 상대의 액션을 보고 내가 액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예를 들어 애매하지만 썩 좋은 패인 A-Q수트를 보자.
얼리 포지션에서 레이즈를 하고 나가는 것과
레이트 포지션에서 앞자리에서 레이즈를 한 상대에게 리레이즈를 하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얼리 포지션에서 레이즈를 했다면, 뒷자리의 사람들은 강력한 핸드 (A-A, K-K, A-K수트, Q-Q등) 가
아닌 이상 리레이즈하기가 힘들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고 그 때의 상황마다 다르지만, 이것은 보편적인 레이즈 룰이다.
오히려, 처음 레이즈를 한 상대가 리레이즈 올인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되겠다.
행여나 극한의 틸트에 빠진 플레이어라면 이런 플레이를 하지만 그건 자폭행위나 다름없다. 여러명이 게임하는 테이블에서는 누가 틸트에 빠져서 흥분했는지 뻔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A-Q수트는 레이트 포지션에서 앞자리의 레이즈에 대해 충분히 리레이즈할 만큼 괜찮은 패임에 틀림없다.
당신의 핸드가 A-Q수트라면 A-A, K-K, A-K, Q-Q, 이 4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핸드에 대해서는 충분히 붙어볼만하기에 핸드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상대가 그 핸드를 쥐었을 확률을 계산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즉, 얼리 포지션에서 A-Q수트를 들고 레이즈를 했는데, 레이트 포지션에서 리레이즈 혹은 올인뱃이 나온다면, 깔끔하게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지고 있다라고.
그럴 경우에는 칩의 상태를 보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콜을 하고 들어갈 만 하다.
하지만, 레이트 포지션에서 A-Q수트는 레이즈를 한 상대에게 리레이즈로 압박을 줄 수 있다. 상대는 당신의 핸드를 A-K 혹은 그 이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가 똑같이 A-Q수트라면 카드를 꺾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것은 당신이 타이트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때, 완벽하게 먹힌다.
이렇게 똑같은 패라도 그 위치에 따라서 가치가 바뀔 수 있다.
이것이 위치의 무서움이다.
홀덤에서는 체크-레이즈가 가능하기에, 그 위치의 중요함이 별 필요없다고들 한다.
언제든지 베팅이나 레이즈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레이트 포지션일 수록
나쁜 패일 때, 블러핑을 칠 수 있고,
좋은 패일 때, 팟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프리플랍, UTG에서 한 명이 레이즈를 했고, 미들 포지션에서 한 명이 콜을 했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딜러 자리에서 A♠-7♠를 들고 콜만 했다.
플랍은 K♥-8♠-3◆이다.
당신이 바라는 플랍이 아니지만, 어쨌든 신중한 표정으로 상대의 액션을 보자.
앞자리에서 체크를 했고, 두번째도 체크를 한다. 당신의 패는 낫씽이지만, 이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보드를 한 번 보자. 일단 K가 있느냐가 관건이고, 키커는 그 다음 문제인데, 사실, 이것은 큰 문제는 아니다. 더군다나, 플랍은 스트레이트 비젼도 없고, 무늬 역시 레인보우이다.
모두가 체크를 했다면, K가 있는지 진단을 해 보는 위치가 레이트 포지션이다.
물론, 누군가가 파켓으로 셋을 맞추고 함정을 파고 있을 수도 있다.
당신은 팟 사이즈의 1/3 금액을 배팅하고, 상대의 패를 가늠해보라.
K가 있다면 콜을 할 것이고, 어지간한 파켓 페어면 콜을 할 것이다.
한 명이 폴드하고, 한 명이 콜을 했다.
일단, 이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낫씽으로 한 명을 밀어내고 당신의 확률을 조금 더 높였다.
이제 남은 한 명의 패를 가늠해 봐야 한다.
그는 K가 있을 확률도 있다. K-9정도의 핸드나 그 이하의 어중간한 키커.
아니라면 A-8일 수도 있다. 세컨 페어에 에이스 키커정도.
턴에서 4♠가 나왔다. 이제 당신은 플러시 드로가 된다.
상대가 K을 가지고 있든 셋이 되었건 당신 역시 싸울 근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턴에서 상대는 또 체크,
이것은 K가 없거나 혹은 있어도 키커에서 자신감이 없다는 뜻이다.
이럴 경우, 과감하게 배팅을 해라. 팟사이즈의 절반이나 최소 1/3정도로. 나는 K이 있다라는 것처럼.
이것이 레이트 포지션의 장점이다.
당신이 플랍에서 베팅한 것은 낫씽이지만, 이제는 세미 블러핑이 된다.
현재는 지고 있지만, 역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걸어두었기 때문이다.
상대 역시 줄곧 배팅을 한 당신이 K이 없는지 알 수 없다.
상대는 카드를 꺾어 K이 없다는 결론이 났고, 당신은 낫씽벳으로 팟을 가져온다.
(상상하기도 싫지만, 만약 상대가 큰 금액으로 리레이즈 혹은 올인뱃을 한다면?? 될 수 있는 한 꺾어라;;; 인정해주기 싫어도 무리해서 들어가지 말라는 뜻이다.)
만약, 얼리 포지션에서 당신이 A-7수트로 위와 같은 플랍에서 먼저 배팅을 해 나갈 수 있었을까?
이것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다시 다루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